국가, 시장, 사회 : 무엇이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는가? Politeia

국내 연안을 항해하던 커다한 여객선이 균형을 잃고 쓰러진다배의 선장은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해양경찰에게 침몰중임을 알리고 구조를 요청한다선실에 있는 승객들에게는 구명동의를 착용하고 질서 있게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린다신고를 받은 해경은 곧바로 수난구호명령을 내리고 동원 가능한 헬기와 경비정을 모두 충동시켜 배 안에 있는 승객들을 신속하게 구조한다인근 해역에 있던 어선과 상선들도 신호를 듣고 달려와 구조를 돕는다미처 다 구조하지 못한 상태에서 배가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는다면 이제 세계적 수준의 잠수능력을 자랑하는 해군SSU와 UDT의 최정예 잠수요원들이 즉각 투입될 것이다여객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달려온 민간잠수사들도 군·경 합동구조단의 일사불란한 지휘 하에 구조 활동을 도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객선이 침몰했을 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구조 작업의 시나리오다지난4월 16일 아침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나도 그랬고아마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그렇게 예상했을 것이다그리고 며칠 동안은 우리 모두가 그런 식으로 구조가 진행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실제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 합동구조단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사고 직후 해경은 경비정 1척과 헬기 3대만을 현장으로 보냈다더구나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밖으로 대피한 선장과 선원들을 탈출시키는 것 외에 선실 내에 있는 승객들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는 거의 하지 않았다더욱 놀라운 것은 세월호가 완전히 전복되어 선수부분만 떠있을 때부터 여전히 승객 대부분이 생존해있을 가능성이 높았던 2-3일 동안 해경은 사실상 아무런 구조 활동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해경은 잠수사 600선박 170여척항공기 29대 등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지만실질적인 수중 수색 및 구조 활동은 없었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그렇다면 물속에 있는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시간,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그 귀중한 시간에 해경은 무엇을 했던 것일까해경은 스스로 구조 활동에 나서기보다 곧바로 해양구조협회에 구조 업무를 이양했고이 협회를 통해 민간구난업체를 물색했다해경은 세월호의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에게 책임을 물어 민간구난업체를 들여보낼 것을 종용했다그렇게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게 된 업체가 해양구난과 선박인양을 전문으로 하는 언딘 마린 인더트스리(언딘)이다.

이 과정에서 해경은 사고당일 모든 구조장비를 갖추고 출동한 해군 SSU와 UDT요원 19유도탄고속함 1고속정 6링스헬기 등을 돌려보냈다광주전남전북경남 등에서 급파한119소방구조헬기들도 인근 관매도나 팽목항에서 대기시켜 결국 돌아가게 했다최고의 탐사장비를 갖춘 해양문화재 발굴탐사선 누리안호가 긴급 출동해 구조를 자원했지만 투입시키지 않았고인근 해상에서 훈련하던 미군의 즉각적인 승객구조 지원도 거절했다해경은 해경이나 해군에 소속된 잠수요원들보다 민간잠수사들의 실력이 더 좋다고 발표했다.

언딘과 청해진해운이 독점 계약을 한 시점이 17일 오전이때부터는 언딘에 소속되지 않은 민간잠수사들의 구조 활동이 통제되었으며그들이 처음 발견한 시신을 인양하지 말고 실적을 위해 언딘이 발견한 것으로 해달라고 조르기까지 했다동시에 언딘은 그들에게 자신들과 개별 계약을 맺도록 종용했다. 23일에는 19일부터 작업 중이던 ‘2003 금호’ 바지선을 언딘의 바지선 리베로호로 교체하면서그보다 먼저 도착했고 두 배 가까이나 더 큰 대형 바지선 현대보령호를 대기시키다가 그냥 돌려보냈다언딘의 바지선은 불과 6일 전에 진수식을 하고 최종 안전검사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허점과 의문투성인 해경의 초기 대응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일단 해경이 UDT동지회 등 민간잠수부들을 구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것은 비용 문제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급박한 해난구조에서 해경을 도와 참여한 민간인들에 대해 정부는 실비 차원의 보상을 해왔다고 한다하지만 해난구조업체가 선사와의 계약을 통해 현장에 참여할 경우 그 비용은 선사가 지불한다해경이 자원 민간잠수부 대신 언딘을 통한 구조 작업을 선호한 이유이다해경이 침몰 직후 적극적으로 구조 활동을 하지 않고 그 일을 민간업체에게 넘기려 한 것은 결국 돈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시장은 소비자의 안전을 돌보지 않는다

다시 사고 직후로 돌아가 보자세월호는 왜 침몰했는가선장과 선원들은 왜 승객들을 빨리 대피시키지 않고 선실에 가만히 대기하라고 했을까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직접적인 원인을 섣불리 단정할 시점은 아니다하지만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적절히 통제되지 않은 시장에 있었다시장의 질서는 항상 돈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우리는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라고 배웠다청해진해운은 일본에서 18년이나 운행한 노후한 배를 사왔다새 배를 사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드니까거기에다 승객을 더 많이 태우려고 증축을 했다화물은 제한된 무게보다도 세 배나 더 실었다승객 한 명 한 명자동차 한 대 한 대컨테이너 하나하나가 다 돈이다이 모든 것이 다 회사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방법이었다최소한의 비용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시장은 이것을 효율성이라고 부른다.

기울어가는 세월호의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들을 대피시키기보다 우선한 일은 회사와의 통화였다청해진해운 입장에서 선박 침몰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 하는 길은 보험금을 최대한 많이 받는 것이다보험금을 많이 받기 위해서는 원래부터 선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강한 조류나 항해사의 실수로 배가 넘어졌다고 하는 것이 유리하다승객들의 대피는 일찌감치 배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날 수 있으므로 미뤄졌다그렇게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만을 고민하는 와중에 선실에서 대피 명령만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던 400여명의 승객들은 잊혀졌다.

기업이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그것을 위해 무엇이든 다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사회적 윤리와 규범공감과 연대의 정서가 용인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사회적 윤리는 어린 아이들에게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게 한다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공공재인 환경을 파괴하거나 안전을 위협하는 기업의 행동을 허용하지 않는다인간이 가진 공감과 연대의 정서는 가난한 이웃들이 굶주리고 죽어가는 것을 외면하지 못하게 한다아담 스미스는 인간에게 공감 능력에 기초한 도덕감정과 사회적 규범이 있기 때문에 자유방임적 시장경제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막스 베버는 엄격한 개신교 윤리가 초기 자본주의 발달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개신교 윤리는 한편으로 돈을 추구하는 것을 정당화시켜주면서 동시에 근면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가르쳤다그러나 근대 국가가 발전되어 가면서 사회가 담당하던 역할의 많은 부분을 국가가 담당하게 되었다근대인들은 전근대 사회가 가지고 있던 전통과 관습윤리와 규범이 아니라국가가 법으로 시장을 규제하도록 임무를 부여했다.

 

국가는 어떻게 국민을 배신하는가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우리는 왜 정부에 세금을 내고정부가 내리는 명령에 복종하는가자유주의의 아버지 존 로크는 <통치론>에서 국가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인간이 국가로 결합하고 스스로를 정부의 지배하에 두는 가장 크고 중요한 목적은 그들의 재산을 보존하는 것이다.” 로크에게 재산이란 생명자유자산을 모두 포함한다그 중에서도 생명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근대 국가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이 되었다요컨대 우리가 국가라는 근대적 형태의 정치공동체로 결합하여 살아가는 첫 번째 이유는 우리의 생명자유자산을 보호받기 위한 것이다따라서 국가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그 국가나 정부에 복종해야할 이유도 사라진다.

로크의 생각은 18세기 시민혁명의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의 근대 헌법들에 반영되었고우리 헌법에서도 그 유산을 쉽게 찾을 수 있다대한민국 헌법 제7조 1항은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되어 있으며34조 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또한 제10조에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도 되어 있다개인이 가지는 기본적 인권 중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야말로 그 출발점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정신을 토대로 근대인들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동시에 발전시켰다근대국가의 정부는 안보와 치안수단들소방 및 안전수단들을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운영해왔다국가가 여러 가지 행정수단들을 독점하게 되면서 일차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관료주의의 폐해였다그러나 근대 국가는 관료제의 한계를 민주주의적 장치들로 견제해왔다시민들이 행정부의 수반을 직접 선거로 뽑고그가 각 행정부처의 수장인 장관을 임명하는 제도가 대표적이다그 외에도 정보공개청구 등 정부의 정책과 실행을 시민들이 감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들을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20세기 말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근대국가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신자유주의는 시장질서 외부에 있던 것들을 모두 시장의 원리가 지배하는 방식으로 재편할 것을 요구한다그것을 위해서 신자유주의는 그동안 국가가 그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만든 시장의 규제들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국가가 스스로 담당하고 있던 일들을 시장에 맡기는 것즉 사영화(privatization)를 추구한다한국의 경우 1990년대 중반 김영삼 정부가 세계화를 표방한 이래 현재의 박근혜 정부까지 정도와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정부가 신자유주의 모델을 채택했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들 정부 하에서 공공부문의 사영화와 비용절감을 명분으로 공공업무의 외주화(outsourcing) 및 비정규직화가 추진되었다.

세월호의 경우 선령제한을 30년으로 풀어준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었다김영삼 정부 시절인1996년 당시 최대 20년이던 선령 제한을 25년으로 연장했고이명박 정부가 다시 규제완화 바람을 일으키면서 2009년에 다시 30년으로 늘려주었다. 2008년 국토해양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여객선의 선령 제한을 30년으로 완화하면 한 해에 200억 원의 기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결국 한국 정부는 해운사들에게 돌아갈 한 해 200억 원의 이익을 300여 명의 생명과 맞바꾼 셈이다.

정부가 담당해온 선박의 안전관리 업무는 한국선급과 해운조합에 넘겨 외주화 했다해수부는 한국선급에게 정기적으로 선박의 안전성을 검사하도록 하고해경은 해운조합에게 출항할 때 마다 과적 및 고박 상태를 점검하고 여객선의 안전관리를 확인하는 일을 맡겼다정부가 구조 작업을 민간업체에 위탁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수난구호법이 개정되면서부터다이를 통해 해경이 자신의 임무 중 상당부분을 민간업체에 떠넘길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그러고 나서 2013년 1월에 해양구조협회가 설립되었다.

국가는 자신의 역할을 시장에 넘겨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여전히 남아있는 국가의 영역 내에도 시장의 원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수많은 사람들이 바다 속 배 안에 갇혀있는 와중에도 어떻게 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까가 해경의 고민이었다비용을 들이지 않기 위해 다른 민간 업체들에게는 수난구호명령을 내리지 않고 청해진해운이 언딘과 계약하도록 주선하는데 급급했다실종자 수색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해경은 아무데도 소속되지 않고 구조와 수색에 참여한 민간잠수사들의 수당을 누가 챙겨 줄 것인가를 놓고 언딘과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국가가 국민을 배신하는 가장 최악의 상황은 민주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부패한 국가가 시장과 결탁하는 순간에 벌어진다국가기관인 해양경찰과 해양수산부가 비영리 법인인 한국해운조합,한국선급해양구조협회를 거쳐 청해진해운과 천해지언딘과도 복잡하게 얽혀있음이 검찰수사와 언론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비영리 민간단체인 한국해운조합한국선급해양구조협회의 임원들 중에는 해수부와 해경 간부 출신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언딘 사장은 해경의 전 현직 간부들해운조합 회장한국선급 본부장 등과 함께 해양구조협회 부총재라는 점이 확인되었다결국 국가업무의 민간업체로의 외주화는 고위관료들에게 은밀한 돈벌이 기회와 퇴임 후 재취업 자리를 보장하는 것이었다청해진해운은 선원 안전교육 연수비로 54만원을 쓰는 동안,문제가 되는 모든 것들을 눈감아 달라는 접대비로 6000만원 넘게 썼다관료적인 국가가 탐욕스러운 시장과 결탁한다면어떤 정부기관도 국민의 안전을 돌보지 않는다.

  

어떻게 사회를 복원할 것인가

4월 16일 아침 9시 5분 경 관매도 이장은 지인으로부터 큰 여객선이 침몰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이장은 인근 섬마을 여기저기에 전화를 걸어 사실임을 확인한 후 9시 30분 경 관매도 어촌 계장에게 전화를 건다이장의 전화를 받은 어촌 계장은 곧바로 마을회관으로 달려가 9시 32분에 방송을 한다방송을 들은 관매도 어민들이 서둘러 사고현장으로 출발했다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섬 동거차도와 서거차도에서도 9시 20분에서 25분 경 사고소식을 접한 마을 이장들이 방송으로 위치를 알리고 40분 경 출발했다. 10시 전후에 현장에 도착한 어선들은 108분부터 19분까지 11분 동안 어업지도선 201호와 207호 단정 2대와 함께 100명 가까이 구조했다. 9시 30분경 현장에 도착한 해경이 거의 한 시간 동안 구조한 70여 명보다도 훨씬 많은 수였다.

뱃사람들은 거친 바다에서 배가 침몰할 수 있다는 위험을 늘 안고 살아간다따라서 그들에게 배가 침몰하는 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사람이 바다에 빠졌을 때는 일분일초가 급하다는 것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안다그래서 배가 침몰하면 만사를 제쳐놓고 무조건 구해야 한다는 뱃사람들 사이의 오랜 전통과 불문율이 만들어졌다관매도 이장이 지인으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은 시각으로부터 각자 생업에 종사하던 어민들이 배를 몰고 출동하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7분이었다. 8시 52분 전남소방본부 119로 세월호 탑승 학생으로부터 신고 전화를 접수한 이후 920분 해경이 출동한 시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짧았다이런 해상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관제시스템을 갖추고 항시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해경과 비교해서 말이다.

세월호 사건은 국가와 시장의 무능과 실패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공감과 유대협동과 연대에 기초한 사회적 원리 혹은 사회적인 것(the social)’이 오늘날에도 면면이 이어져오고 있음을 확인해주었다가장 먼저 배를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이 있었지만선실에서 끝까지 승객들을 돕다가 함께 숨진 젊은 승무원들도 있었다진도를 방문한 고위 공직자들은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고 라면을 먹거나 사진을 찍는데 급급했지만선실에서 대기하다가 희생된 고등학생들의 죽음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식을 잃은 것처럼 마음아파하고 있다우리 역사에서 전쟁이나 재난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는 대부분 중앙정부의 대비가 미흡했기 때문에 발생했고그 위기를 극복하게 한 것도 정부의 대응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역공동체를 지키고자하는 사회적 힘이었다우리는 이제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모두 국가나 시장에 맡길 것이 아니라자치와 협동연대를 통해서 우리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결론을 대신하여세월호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정리해보자첫째국가권력을 국민이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배가 침몰하고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관료화된 정부는 안전관리와 대처에 철저하게 무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우리는 우리의 삶과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정치권력에 의해 장악된 언론들을 시민의 품으로 되찾아 와야 한다.

둘째우리는 신자유주의로 오염되어가고 있는 국가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동시에 시장의 논리로 다루면 안 되는 영역들이 있음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가치들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좀 더 구체적으로시장규제를 암 덩어리로 취급하고,철도와 의료를 사영화 또는 영리화 하려는 정부의 정책에 맞서야 한다.

마지막으로세월호 사건의 가장 치명적인 교훈은 배 안에 있던 학생들처럼 선장이나 선원들이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으면 모두 죽는다는 것이다우리 사회를 배라고 본다면 선장과 선원은 학생들에게는 부모선생님어른들이며회사에서는 사장과 임원들이고일반 국민들에게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이다세월호 사건은 우리가 그들의 말만 믿고 가만히 있다가는 모두 죽을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깨우쳐주었다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그들이 시키는 대로 따를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주체적인 시민으로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경희대학교 교지 <고황>,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


덧글

  • 멋부리는 눈토끼 2014/05/22 09:49 # 답글

    아직도 헤겔의 삼분모델 들고와서 시장을 악의 축으로 모는군요.
  • 나루 2014/05/22 16:32 # 답글

    그렇죠... 모든 나쁜일은 시장의 탓을 하면 되죠.. 참 인생 편할듯.선장이 직업윤리 부재는 신자유주의로 인한 비정규직 때문이고, 아 예 그러시겠지요
  • 비로그인 2014/05/22 18:43 # 삭제 답글

    시장이 실패(사실은 시장을 구성하는 인간요소의 실패)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는 시장의 실패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자전거의 페달이 방향을 전환하거나 멈추는것을 못했다고 페달이 실패했다고 하지않는것처럼 애초에 시장이 해결해주길 기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잘모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민주주의 또한 너무나 자주 쓰이는 단어지만 제각각 사람들마다 다른 의미로 쓰기도 하고 막연히 좋은것이라는 느낌뿐이라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장점이고 어디까지가 한계이고 어떤비용을 지불해야 유지 발전이 가능하고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 도구인지 다같이 깊게 고민해보는것이 선행되는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로보 2014/05/23 09:05 # 답글

    지나치게 목적론적인 글쓰기를 하면 개별 팩트들 마저 망가뜨리는 경우가 흔하지요. 다음 사항을 검토해보셨는지?

    1. 차가운 바닷물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2시간이내에 사망합니다. 2~3일동안 살아있었다는 근거는?
    2. 언딘이 하든 자원봉사자가 하든 해경이 하든 해경입장에서 나가는 돈은 없습니다. 어차피 국가돈이거나 청해진해운의 돈이니까요. 해경이 돈때문에 막았다는 근거는?
    3. 언딘이 아니라 다른 업체가 했어도 어차피 작업순서는 똑같습니다. 바지선, 가이드라인 설치, 시신인양.
    4. 선박 노령화문제는 침몰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귀하가 로또를 맞아서 새로운 배를 건조하더라도 평형수를 빼면 침몰합니다.
    5. 자본의 논리를 거꾸로 이용해서 승객 구조하고 시신인양하면 거액의 돈을 준다고 하고 업체들 경쟁시키면 안될까요? 이종인이 다 구해올텐데.

    요즘 어떤 사람들의 과장된 인식의 종합선물셋트같은 글이네요.일단 구멍난 저 5개의 지점부터 답변 좀 부탁드립니다.
  • 零丁洋 2014/05/24 06:36 # 답글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5.16과 유신이 기원이 아닐까요? 지금까지도 대한민국이 유신의 추억에 젖어 있는한 더 많은 죽엄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 비단터 2014/05/24 14:45 # 삭제 답글

    백만년에 만에 한 포스팅에 댓글이 다섯개나 달리다니 놀랍네요.
    일단 검토를 해보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해보죠.

    1. 실제로 2-3일 동안 살아있었냐 없냐는 핵심 아님. 침몰 직후일수록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 뭐했냐는 것.
    2. 해경 돈이 국가 돈이죠. 예산으로 받은.
    3. 그 작업을 왜 당일부터 시작 안했을까.
    4. 노령화가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죠. 다만 스태빌라이저가 작동하지 않은 건 관련이 전혀 없다고 볼수 있는지
    5. 거액의 돈을 누가 준다고 할수 있을까요? 설마 정부가? 가족들이? 돈없으면 죽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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